◆초일류 지식기업 리포트 / IBM ⑥◆

지난해 11월 샘 팔미사노 IBM 회장은 3차원 가상공간인 세컨드 라이프(www.secondlife.com)에 구축한 `IBM 아일랜드(Island)`에서 수백 명의 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은 시간ㆍ공간을 초월해 팔미사노 회장과 직접 대면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

IBM이 가상현실세계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초일류 지식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선 IBM은 세컨드 라이프에 24개 섬(island)을 만들어 이곳에 백화점과 쇼핑몰을 입점시키는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있다.

가상현실세계 구축 사업에 투입한 직원만 모두 300명. IBM섬에 입점한 유통업체 시어스(Sears)와 서킷시티(Circuit City)는 이들의 컨설팅과 3D 기술력으로 탄생했다.

IBM의 비즈니스는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자신들이 구축한 24개 IBM섬에 쇼핑몰을 입점시키고, 이들 쇼핑몰 이용 고객들이 겪게 될 불편을 완전히 없애는 `고객지원 업무`를 혁신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디지털 세계에 아날로그 사회를 구현해 차세대 월드와이드웹의 모델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다시 말해 △가상세계 상거래망 구축 △3D 모델을 활용한 비즈니스 창출 △차세대 웹 모델 개발을 통해 새로운 지식기업으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인터넷 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3000여 명의 직원은 아예 세컨드 라이프 회원으로 가입해 24개 섬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킷시티의 혁신 코너는 AS 영역이다. 제품이 고장났을 경우 AS를 의뢰하면 아바타가 등장해 동영상을 통해 고장난 곳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어스에서는 제품이 집안 분위기와 어울리는지 미리 알아보는 시뮬레이션이 매우 인기다. 3차원 기술을 활용해 실제 자신의 방을 입체화해 볼 수 있고 주방, 차고, 홈시어터를 자신의 취향에 맞도록 디자인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IBM이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은 3차원 가상현실을 활용한 가상 대학 커뮤니티 구축이다. 실제 세계와 똑같은 교육환경을 넘어서 실제보다 더 활발하게 쌍방향 교육이 이뤄지도록 e러닝 교육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IBM은 전ㆍ현직 직원이 모두 참여하는 지식공동체(CoPㆍCommunity of Practice)로 `그레이터(greater) IBM`이란 모임을 만들어 전ㆍ현직 직원들의 다양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세 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쯔진청(자금성) 구현 프로젝트다. `쯔진청 : 공간과 시간을 넘어(The forbidden City: Beyond space and Time)`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세컨드 라이프에 현실세계의 쯔진청을 그대로 구현하는 일이다.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관(Palace Museum)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실제 중국을 방문하지 않고도 전 세계 어디에서나 쯔진청을 3차원 동영상으로 관광할 수 있다. 2008년 봄 완공될 예정이다.

1914년에 출범해 첨단기술의 개발자로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IBM. 전 세계 8개 IBM 대표 연구소와 제품개발 연구소 24개, 3000여 명의 연구진, 노벨 수상자 5명을 배출했다. 연간 연구개발비만 50억달러를 투자한다.

`컴퓨터 회사`로 불리는 IBM이 `서비스와 컨설팅` 중심으로 조용히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서비스ㆍ컨설팅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IBM은 인력 구성도 전 세계 33만명의 인력 가운데 19만명(58%)을 서비스 사업 쪽에 포진시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고성장ㆍ고수익 비즈니스인 소프트웨어 분야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체 매출 20%, 전체 수익의 40% 비중을 차지하면서 수익성 향상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IBM이 컨설팅과 서비스에 대해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정보기술(IT)이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밀접히 결합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IBM은 스스로를 혁신가를 위한 혁신가(Innovator`s Innovator)라고 규정하고 있다. 혁신을 그만큼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로 14년 연속 미국 최다 특허 등록업체가 될 정도로 혁신의 대명사가 된 데는 `잼(Jam)`으로 대표되는 IBM의 토론 문화가 큰 몫을 했다.

인터넷 기반 온라인 잼 형식의 토론방식은 2001년 IBM이 최초로 고안한 것으로 신선한 사업 아이디어를 얻고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토론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2003년에는 전 세계 160여 개국 32만명의 직원이 참석하는 온라인 토론회를 열어 `IBM의 3대 가치`를 제정하기도 했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토론 문화가 혁신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