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열풍에 힘입어 온라인 시장에서는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위해 만든 손수제작물 ‘SCC’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드라마 형식의 SCC를 만든 ‘퍼니 홈쇼핑’, SCC로 매출을 2배로 올린 이기웅 씨, 코미디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SCC로 주목받는 돼지고기 브랜드 ‘침목향 마을’. 사진 제공 옥션

지난달 ‘퍼니 홈쇼핑’이라는 가구 등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인터넷 쇼핑 사업을 시작한 임성현(34) 씨는 요즘 상품 기획 못지않게 동영상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주 만담이나 콩트, 드라마 형식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동영상 2편을 만들어 쇼핑몰에 올리고 있는 것. 동영상이 ‘재미있다’ ‘웃긴다’는 입소문을 타고 판도라TV, 아우라 등 사용자 손수제작물(UCC) 사이트로 퍼지면서 현재 하루 1000명이 넘게 쇼핑몰을 찾고 있다.

임 씨는 “콩트를 통해 상품 작동법, 활용법 등을 생생하게 보여 주니 고객들이 재미도 있고 상품을 이해하기도 쉽다고 한다”며 “동영상이 훌륭한 상품 설명서이자 홍보 수단이 돼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도 동영상 UCC 바람이 불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e마켓플레이스의 상품 기획자와 판매자들이 UCC를 상품 판매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만든 ‘판매자 손수제작물(SCC·Seller created contents)’이 온라인 시장에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옥션의 윤영석 기획팀 차장은 “UCC가 상업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UCC가 전자상거래와 결합된 SCC로 활용되면서 ‘웹 2.0시대’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SCC로 돈 번다

지난달부터 SCC서비스를 시작한 e마켓플레이스 옥션과 G마켓에는 판매자들이 제작한 SCC가 하루에 100건 정도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CJ몰도 지난해부터 300여 종의 상품을 SCC로 판매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 소비자들과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라이브 방식의 SCC를 1시간씩 내보내고 있다.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는 SCC를 만들어 매출을 올리는 개인 판매자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침목향 마을’ 브랜드의 돼지갈비를 팔고 있는 김대용(32) 씨는 최근 백수들의 일상을 그려 인기를 모았던 TV 개그 프로그램 ‘현대생활백수’를 패러디한 SCC를 선보이며 매출을 2배로 올렸다.

액세서리를 파는 이기웅(34) 씨도 사과 상자 위에서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는 호객꾼을 직접 연기해 누리꾼의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온라인 쇼핑방송 ‘주인장닷컴’ 등 동영상만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전문 사이트나 동영상 제작이 힘든 판매자를 위해 대신 SCC를 만들어 주는 대행 회사도 생기기 시작했다.

상품을 직접 시연하거나 체험하지 못하고 단순히 사진과 설명서로만 팔고 사야 했던 온라인 시장에 한계를 느낀 판매자와 소비자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 온라인 시장, UCC로 진화하다

온라인 시장에서 댓글을 올리던 소비자들도 UCC를 활용한 ‘소비자 손수제작물(CCC·Customer created contents)’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파크, G마켓 등에 상품을 구입한 뒤 직접 사용하는 모습이나 제품 평가 등을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CCC로 만들어 올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UCC를 통해 적극적으로 제품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판매자들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을 뛰어넘고 있는 것.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직까지 상품 판매자들이 TV 광고를 흉내 내는 개념의 SCC도 많은 편”이라며 “TV 광고보다 훨씬 싼 값으로 홍보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TV 광고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