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리(Lee) 원 트루 핏, 젊은 여성들에게 딱 맞는 패션 입소문 작전!

저자: 이주형 컨설턴트

출처: 콜레오마케팅그룹(www.coleomarketing.com)

리(Lee Jeans)는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진 브랜드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리바이스(Levi’s)와 당당하게 경쟁하는 유명 브랜드이며, 최초의 여성용 진을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여성용 진 시장에서 1위 브랜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리가 미국 브랜드인지 쌍방울에서 만드는 국내 브랜드인지 헷갈리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가 모두 떨어진다. 심지어 어떤 네티즌은 리가 “3류 메이커” 아니냐며 네이버 지식iN에 질문을 올릴 정도다.

2003년 가을, 리는 기존의 10대나 미혼 여성용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던 젊은 현대 여성들을 겨냥해 ‘원 트루 핏(One True Fit)’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한다. 몸에 완벽하게 맞으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원 트루 핏은 밑위 길이가 짧은 로 라이즈(low rise) 스타일에, 의자에 앉았을 때 뒷부분이 벌어져 속옷이 보이는 문제까지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타깃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할 만한 제품이었다.

One True Fit 입소문 마케팅 캠페인

리는 18-34세 여성 고객에게 원 트루 핏에 대한 입소문을 퍼뜨리려는 목적으로, 보스턴 소재 입소문 마케팅 에이전시 버즈에이전트(BzzAgent)에게 입소문 마케팅을 의뢰한다. 버즈에이전트는 1,000명의 캠페인 참가자를 모집하여 원 트루 핏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손쉬운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체계적인 입소문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한 버즈에이전트는 실제 소비자들이 주고받는 구체적인 입소문의 내용을 파악하고, 원 트루 핏에 대한 진솔한 소비자 의견을 수집할 수 있도록 전체 캠페인을 기획한다.
 
캠페인 참가자에게는 실제 원 트루 핏 청바지 한 벌과 입소문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버즈키트(BzzKit)가 배달됐다. 버즈키트는 청바지의 역사와 디자인에 관한 안내서, 입소문 전파 타깃 목록, 권장 입소문 활동 12가지, 원 트루 핏 TV 광고를 담은 DVD 등으로 구성되었다.

입소문 캠페인에 참가한 여성들은 돈을 받고 입소문을 내거나 사전에 주어진 대본에 따라 물건을 홍보하는 게 아니다. 원 트루 핏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청바지 한 벌과 입소문 가이드 역할을 하는 컨텐츠를 제공받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느낌과 의견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입소문 활동을 버즈에이전트에서 집계하고 측정하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권장할 뿐이며, 이렇게 작성된 보고서는 내용의 상세함과 영향력의 크기에 따라 포인트가 매겨져 이후 캠페인 참가자들이 리워드 상품을 신청할 때 사용된다.

One True Fit 캠페인의 성과

원 트루 핏 캠페인 기간 동안, 그리고 캠페인 기간이 끝난 뒤에도 1,000명의 원 트루 핏 전도사(brand evangelist)들은 1:1 대화와 각종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통해 원 트루 핏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브랜드 인지도를 상승시켰다. 캠페인 참가자들이 작성한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쇼핑 중에나 여가 시간에는 물론이고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원 트루 핏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보고했다. 원 트루 핏을 입고 있을 때라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입소문을 낸 것이다.

원 트루 핏 캠페인에 참가한 여성들은 단순한 홍보자에 그치지 않고, 이후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변모한 경우가 많았다. 상당수의 캠페인 참가자들이 추가로 원 트루 핏 청바지를 샀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선물로도 다수를 구입했다. 실제로, 버즈에이전트가 진행한 입소문 캠페인 가운데 원 트루 핏 캠페인은 가장 성공적인 입소문 프로젝트 사례로 기록되었다.

One True Fit 캠페인의 성공 요인

무엇보다도 리가 내놓은 원 트루 핏 청바지가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한 마디로 리마커블한 제품이었기 때문에 입소문 캠페인이 그렇게 성공적일 수 있었다. 젊은 여성들이 원하는 기능성과 섹시한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원 트루 핏 청바지는 원래부터 입소문이 나도록 설계되었다.

원 트루 핏 TV 광고도 입소문이 퍼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제품을 “Find Your One True Fit”이라는 컨셉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제품의 특성(features)이나 편익(benefits)을 넘어선, 이른바 ‘체험(experience)’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런 TV 광고를 입소문 캠페인 참가자들에게 DVD 타이틀에 담아 제공함으로써 광고가 입소문 마케팅을 보조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도록 했다. 많은 이들이 TV 광고를 입소문 마케팅과 대립되는 마케팅 활동으로 오해하곤 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광고도 입소문 마케팅적 관점에서 제작되고 배포될 수 있으며, 입소문 마케팅 노력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여러 차례의 버즈에이전트 입소문 캠페인 경험을 통해 ‘훈련된’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원 트루 핏 캠페인은 성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순수하고 준비된 고객 전도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이야말로 반복적인 입소문 캠페인을 성공시키는 핵심 요소이다. 제품을 마케팅하는 것은 기업이 아니라, 그 제품을 다른 소비자들에게 마케팅하는 이노베이터와 얼리 어답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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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컨설턴트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카드 국제파트와 IDC Korea 애널리스트를 거쳐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인 루루커뮤니케이션즈에서 국내외 마케팅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03년 6월 콜레오마케팅그룹을 설립하여 컨설턴트 및 전략기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SERI 입소문마케팅연구회의 시삽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례연구 출처: 콜레오마케팅그룹(www.coleomarket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