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잠시 주제를 점프, 어떤 컨텐츠를 만들어야 대중들이 뒤로 넘어가는가를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1편과 2편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했는데 "보도자료의 소재를 찾고 로직을 만들 때 어떻게 접근해야 좋은가"라는 아주 어려운 질문을 하는 분이 있어 구라 한번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내용의 앞부분은 리앤디디비의 이용찬 사장이 카이스트에서 한 강연을 적절히 베낀 것이고 나머지는 그와 관련된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비주얼은 인터넷에서 구한,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 에어'의 지면광고 입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낯설음의 공감대'를 제대로 표현한 것 같아 훔처왔습니다.광고가 무슨 뜻인지는 잘 보면 보일테니 따로 설명 안합니다. ^^ (제가 광고 담당기자였을 때는 없던 회사인데 ^^;; )

"얼음이 녹으면 뭐가되죠?"

 

"물이요~"

 

35명(요즘은 한반에 35명 ^^)의 학생 중 32~33명 정도는 이렇게 답합니다.하지만 일부 튀는 답을 하는 소수가 있었으니.

 

"얼음이 녹으면 봄이되요."

 

광고계의 금과옥조인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이 이 대화에 숨어있습니다.한번 더 생각하면 '아하' 라는 소리가 나오는 참신성.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기는 힘든 것.그게 바로 크리에이티브 입니다.

 

광고를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뭘까요.당연히 보는 이로 하여금 광고가 강조코자 하는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기 위함입니다.아무래도 밋밋한 메시지 보다는 기억이 잘 나겠죠. 

 

개그콘서트나 웃찾사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도 크리에이티브가 자주 등장합니다.코미디의 목적도 광고와 똑같기 때문입니다.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웃음을 자아내야 하니까.광고보다 더 참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논의를 보도자료와 기사 두가지로 좁혀 보겠습니다.

 

 신문사 기자들도 이와 유사한 교육을 받습니다. 전 사회부장이자 현 한국경제 편집부국장인 이동우씨는 이 같은 방식의 접근을 문두에서도 언급한 '낯설음의 공감대'라고 불렀습니다. 팩트를 모아 쓰돼 사람들이 새로운 사고의 틀에서 그 팩트들을 음미할 수 있게 하면 기사가 재미있어진다는 것이 그의 낯설음 이론의 핵심입니다.

 

 홍보담당자와 기자는 아주 대중적이고 모두가 아는 것에서 컨텐츠를 시작합니다.업의 특징이 이슈를 가공하는데 있으니까요.농간은 이슈에 대한 해석에서 부려야 합니다.이슈가 가진 아무도 모르는 속성을 짚어내거나 이슈와 거리가 먼 영역에도 이슈의 영향력이 녹아들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내야 합니다.

 

 재미있는 기사와 재미없는 기사는 이같은 농간을 잘 부리느냐 못 부리느냐.같은 주머니에서 사고가 왔다리 갔다리 하느냐 주머니 점핑을 자유자재로 하느냐. 그것으로 구분됩니다.예를 들어 볼까요.

 

# 같은 '주머니'에 있는 내용을 동어반복한 '하품'나오는 기사나 보도자료

 

1) 고유가로 인해 GDP성장률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고유가임에도 불구 GDP가 늘었다면 모를까>

 

2) 백화점 세일로 인해 백화점 부근 도로가 정체를 빚었다.

<일년에 정기세일 4번씩 최소 10년간 겪은 일이다.겨울이 끝나면 봄이오는 것 만큼이나 익숙하다>

 

3) 휴대폰 이용자의 증가로 모바일게임 이용자 수가 늘었다.

<휴대폰 이용자의 증가 외에 다른 원인을 들어야 기사가 된다>

 

4)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아동용 경제만화는 이렇게 써도 된다."어린이 여러분 집중.짝짝짝.지난해까지 은행에 1000원을 맡기면 1년 후 100원을 줬대요.그런데 은행장이 심술이 동했는지 올해에는 50원밖에 안준다고 얘기했어요.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맞았어요.은행에 돈 맡기는 사람이 줄어들었어요...">

 

이런 기사나 자료들은 맞는 얘기이긴 하지만 지루하고 읽기 싫은 '공자님 말씀'에 지나지 않습니다.독자들이 싫어하는게 당연하지요.이런 기사 써봐야 대개 킬.운 좋아야 단신이나 2단입니다.

 

 다르게 접근해야 승산이 있습니다.일단 우리에게 익숙한 구정보를 적고 엄한 하지만 붙이면 그럴듯한 해석을 붙이면 읽히는 글이 나옵니다. 

 

# 다른 '주머니'에 있는 내용을 연결 '아하'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나 보도자료

 

1) 반신욕 열풍과 불경기가 만나니 빨간 고무다라가 잘 팔린다.

<반신욕 - 빨간고무다라>

 

2) 인터넷을 잘 다루는 엄마들이 늘면서 엄마들의 치마바람 기법이 첨단화 되고 있다.

<웹씨족(웹을 잘 다루는 미씨)-치마바람>

 

 

미처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부분을 긁어줘야 기사가 커집니다.사람들의 입에도 많이 오르내리구요.사람들이 신문을 돈주고 사보는 이유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을 재확인하기 위함이 아닙니다.새로운 정보를 접하거나(스트레이트성 큰 기사) 새로운 방식의 사고(기획기사)를 보기 위함입니다.팩트가 워낙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결론이라도 다소간 쌩뚱맞게 내야합니다. 쌩뚱맞으면서도 '오홍~그렇구나'라는 반응이 톡 튀나오게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제대로 '아하'를 자아내는,크리에이티브한 기사나 자료를 쓰는것은 쉬운일이 아닌거 인정합니다.하지만 유사품(짝퉁)은 조금만 궁리하면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쪽 팔리지만 제 기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 송기자가 최근 기사에서 '제목 플레이' '새로운 개념 설정' '거꾸로 생각하기' 등으로 어거지로라도 낯설음을 부여한 예.(물론 업계 선배님들의 도움을 엄청 받았음)

 

1) 채팅하는거야 공부하는거야.채팅 등 이용한 쌍방향 온라인 수업 등장 .... '3세대 이러닝' 뜬다

<새로운 개념을 설정해 낯설게 하기>

 

2) 수시 1학기 논술 비중 높은 학교 경쟁률 낮다 ...'논술 포비아(공포증)' 확산

<부화뇌동과 제목플레이로 낯설게 하기>

 

3) 대입 왕창바뀐 고1 학업부담 늘어 '저주세대'로 불린다는데...'재수도 못하는 고2의 괴로움을 니네가 알어'

<거꾸로 생각해 낯설게 하기>

 

4) 적성검사,경력우대 수시 전형 속속 생겨...내가 믿는건 IQ.나는 반장경력.대입에도 로또씩 배짱지원 늘어 눈길.

<부화뇌동에 '로또'라는 제2의 자극적 소재 첨가> 

 

늘 냉장고에 고기와 생선이 넘칠 수는 없습니다.때로는 푸성귀 김치부스러기로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특히 말단 홍보담당 직원이나 홍보대행사 새내기 분들이 이런 상황에 자주 직면합니다.낯설음의 공감대기법을 적절히 사용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냅시다.냉장고에 몇 주째 묵어있는 찌질이 '재료'가 웅장한 건물의 '대들보'가 되고 '주춧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