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가 라식수술을 받고 싶은데 추천해 줄만한 곳이 없느냐고 물어왔다. 병원과 관련된 일을 하니 소개받으면 비용도 저렴해질 수 있고 추천받은 곳이니 생판 모르는 병원보다는 안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꼭 병원소개가 아니라도 평상시에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고 있는데 당신의 친구가 어떤 영화를 추천해 준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대개의 경우 친구가 이야기한 영화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주변의 친구나 지인들에게 정보를 얻고자 한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버즈(buzz)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버즈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벌처럼 윙윙거리며’ 주변 사람들에게 스스로 알리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 소비자와 소비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성패의 관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적인 광고 대행사는 자체 조사 결과 버즈마케팅이 텔레비전이나 지면광고보다 10배는 더 강력하다고 발표했으며, 더 이상 광고에 치중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다. 버즈마케팅이 한 트렌드가 될 수 있는 것은 텔레비전이나 지면광고가 넘쳐나고 있어서 꼭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버즈마케팅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의 기본 요소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모든 산업에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사람들은 금기, 독특, 엉뚱, 유쾌, 주목, 비밀 같은 것들을 주로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이야기를 하도록 만들 수 있다.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야기가 미디어를 통해 나온다고 하면 광고의 반응율이 6배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이렇듯 버즈 마케팅의 잠재적 가능성은 다른 마케팅보다 마케팅 효율을 3~10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버즈마케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민족성 때문일 것이다. 버즈 마케팅이 잘 전파되기 위해서는 동질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단일민족에다가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 버즈마케팅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인터넷 강국답게 버즈 촉발에 유리한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버즈 마케팅 중심에 서있다. 문자메시지, 무선 이메일, 블로그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버즈는 일순간에 머물지 않고 바로바로 퍼져나가고 기록지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버즈마케팅의 새로운 도약은 인터넷을 타고 변하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하루 평균 6시간이상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예전에는 개인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마케터가 원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구전마케팅이었으나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구전마케팅이 활발하다.

그렇다면 병원홍보를 하기 위해 버즈마케팅 활용방안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여론 선도자를 잡는 것이다.

여론 선도자란 여론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소수의 사람들로 이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 홍보를 위해 병원 주변의 미용실이나 운전기사 등 버즈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물색하여 진행하는 것이다. 미용실의 경우 동네 아낙네들이 드나드는 곳이기에 많은 대화가 통용되는 곳이어서 다양한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또한 운전기사들은 하루 종일 많은 이들을 만나기 때문에 갖가지 내용의 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병원홍보를 맡았던 피부과의 경우 동네 미용실 원장에게 홍보를 부탁하였더니 한 달 만에 환자가 급증하였다고 한다. 비뇨기과의 경우 헬스클럽 등 남성들의 많이 오는 장소를 물색하여 같은 방식으로 홍보를 하였더니 병원 브랜드 인지도가 급성장하였다고 한다.

둘째, 광고와 매스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입소문을 통한 버즈마케팅을 한다고 해도 광고와 미디어의 적절한 활용은 상승효과를 배로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일찍 시작한 광고는 소문이 시작되기 전에 모두 실체를 알려버림으로써 효과가 떨어져 버즈 발생을 사전에 차단 할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늦게 집행해도 뒷북을 치는 경향이 될 수 있다. 한 일례로 네이버 블로그와 네이버 지식IN 활동 또는 다음 까페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 후 광고를 집행하였더니 몇 배의 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대부분 정보를 얻기 위해 광고를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검색을 통해 진행되므로 많은 정보가 블로그나 지식 in에서 형성되어 퍼져나간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요즘에는 블로그나 지식IN 활동에 치중하는 병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셋째,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이다.

버즈마케팅의 효과를 두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그 흐름을 계속적으로 이어갈 여론을 형성해 줄 어떠한 매체가 없거나 사람들이 다른 이야기꺼리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병원에 대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수많은 건강 뉴스와 의료부분에 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병명에 따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홍보의 타깃층이 분명하다면 그들의 활동하는 커뮤니티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만약에 사태에 항상 대비하는 것이다.

버즈마케팅의 경우 기존 마케팅과 달리 메시지를 통제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갖가지 다양한 소문이 퍼지는 것이다. 버즈마케팅이 활발할수록  잘못된 메시지도 더 빨리 퍼져나간다. 그러므로 악플이 달렸거나 잘못된 메시지를 발견하였을때 즉각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잘못된 메시지를 몇 배로 퍼져나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요즘에서 네이버 지식IN활동을 하면서 서로 경쟁병원끼리 댓글에 댓글을 다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정말 아니다 싶겠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작은 불씨라도 바로 끄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터넷을 통한 버즈마케팅은 항상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할 필요가 있다.

버즈마케팅이 매스미디어 효과보다 더욱 강력하다는 것이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인터넷을 통한 버즈마케팅은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 엄청난 위력만큼 역효과의 위력도 대단하다고 봐야 한다. 가령 전달되는 메시지가 통제되지 않아 원하는 않은 이미지가 형성될 수도 있고 너무 자주 이용하다 보니 식상하여 버즈의 효과가 절감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버즈마케팅에 꾸준히 진행되는 것은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한국 속담처럼 우리나라 민족성이 버즈마케팅에 대단히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