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카피는 실로 브랜드, 프로덕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버리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안 사려던 물건 사게 만드는’데에는 이만한 기술이 없습니다.
감성카피는 저관여제품군에 비교적 잘 먹히는 특성이 있습니다. (물론 단정적으로 말할 사안은 아니지만요)
저관여 제품이라 함은 물건을 구입할 때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 구매행동이 이루어지는 제품을 말합니다.
이러한 감성카피의 예시를 보시겠습니다.

위의 그림은 한 아트숍의 화면을 캡쳐한 것입니다.
탁상용 시계의 경우 제품 + 시간을 끼워서 감성형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책상용 달력의 경우 제품 + 바쁜일상, 친구, 오늘과 어제라는 개념을 끼워서,
양초의 경우 제품 + 작고 소중한 느낌, 불빛 등의 개념을 끼워서,
액자의 경우 제품 + 현재와 과거, 그리고 타임머신이라는 개념을 끼워서 감성문장을 만들어내고 있죠?

당연한 공식 같지만 막연히 ‘감성카피’를 떠올리는 것보다는 의지가 될만한 카피방법론이 되겠죠?
이 공식을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위 그림의 ‘필기류’라는 제품에서는 기본적으로 제품+ 부드러움을 팔고 있습니다.
제품만 팔고 있지 않다는 것!
’유선노트’를 볼까요? 평범한 노트에 ‘공상과 상상, 그리고 비밀’을 끼워파는 동시에 ‘꿈틀거리는 곳’이라는 촉각적 표현으로 강하게 유혹하고 있습니다.
‘마우스, 키보드쿠션’이라는, 그야말로 그닥 효용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제품까지도 ‘마우스와 키보드에게 친구’를 소개하는 느낌, 즉 ‘상상’의 세계를 팔고 있습니다.

여기서 공식 한가지 들어갑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감성카피가 물건을 팔아치우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만일 길에서 누군가 양초의 재료가 되는 파라핀가루를 봉지에 넣어 심지와 함께 판다면 사시겠습니까?
예, 아마 ‘별걸 다 파는군’이라며 그냥 지나가시겠죠?
저역시 온라인쇼핑몰에서 이 물건을 만났을 때 ‘별걸 다 파는군’이라고 생각하다가 그만 오른손이 결제버튼을 클릭하려는 것을 왼손이 극적으로 막아 겨우 구매행위를 중지했던 강력한 충동을 만난 일이 있습니다. 역시 웹카피의 힘이었죠.
아래 그림을 보시죠. ‘sand candle’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

‘손의 느낌이 좋은 색다른 모래초’라는 색다른 카피에 제 마음은 약간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고수는 보통 이러한 촉각은 물론 공감각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심장을 공략하죠.
‘무언가를 상상하며 손을 움직이며 만진다는 건 왠지 모르게…’
흠…… 시작부터가 만만치 않습니다.

‘어린시절 아이스케키 손잡이를 모래더미에 꽂아놓고 하던 놀이가 생각난다. 따스한 봄햇살 만큼이나 기분좋게 해주는 아이템이다’
이번에는 어린시절의 추억도 덤으로 끼워서 팔고 있군요? 물론 어린시절에 공짜로 받았던 따스한 봄햇살도 함께 복원해주는 서비스도 슬쩍 끼워줍니다.

자, 이제 최후의 공략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행복한 놀이’
이번에는 사랑도 끼워서 팔고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사랑이란 감정보다는, ‘life style’을 함께 끼워넣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주말, 데이트 때 뾰족히 할 일도 없는데 애인의 손을 잡고 함께 이 제품의 촉각도 즐기고, 손도 슬쩍 잡고, 하트모양을 만들어 떨리는 감정도 쨔르르 전해주고, 심지에 불을 붙여 로맨틱한 분위기도 연출하라는 거죠?

파라핀가루에 심지라는 이 조악한(?) 제품은 어느새 추억과 장난, 사랑까지도 담겨있는 위대한 제품이 되었습니다.
정리해볼까요? 파라핀가루라는 제품에서 파생된 감성키워드는?
무언가를 상상 -> 손의 느낌-> 어린시절 모래놀이 -> 따스한 봄햇살 -> 사랑 -> 사랑하는 사람과의 놀이라는 흐름으로 발전되었죠?
이러한 키워드가 추출되었다면 카피는 다 끝난것입니다.
키워드와 키워드를 잇는 어휘만 적당히 채워넣어도 훌륭한 감성카피가 완성됩니다.

자, 이런 감성카피가 실제로 물건을 팔아치우는 증거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쇼핑몰에서의 상품평은 약 1,000원의 현금가치가 있습니다.
이 제품에 달린 상품평은 제가 봤던 시점에서 100개가 넘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구입하셨고, 모든 상품평이 100% 긍정적인 평이었습니다.
이러한 감성 아우라가 펼쳐지는 제품에는 악플이 달릴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제품속성 + 제품에서 파생된 키워드 추출’이라는 공식,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