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카피, 생각을 넓혀보자
작성자 : 단국강토
등록날짜 : 2009.02.02 13:53
패러디카피, 생각을 넓혀보자 | |
지금 잠깐 창을 닫고 자주 방문하는 포털사이트에 접속해보십시오. (갔다 오셨어요?) 어떻습니까? 사이트를 덮고 있는 수많은 배너들.. 주로 TV개그프로의 유행어가 주종을 이루고 있죠? 심지어는 한 화면에서 동일한 유행어를 쓰고 있는 두개의 배너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패러디’카피의 장점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관념을 이용하여 그것을 약간 비틀 때 독자 모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깊은 고민없이 쉽게 쓸 수 있고, 그 효과는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죠. 그런데, 너도나도 쓰는 ‘개그맨의 유행어를 패러디하는 패턴의 카피’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대세를 이루고 있을까요? 짐작하시는 그대로 이 기법이 클릭율이 다소 높기 때문입니다. 5-10%정도 클릭율이 높아진다는 실무자들의 얘기가 있는 것을 보면 광고의 성공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으니 적합하고 적절한 기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데요. 첫째, 단기간의 클릭율을 높이기 위한 개그패러디 카피로 클릭율은 올라가겠지만, 과연 액션율-즉 효과까지 올라갈까요? 주목도에 해당하는 'eye catch'까지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실제 구매행동이나 목표된 행동으로 유도하고, 해당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mind catch', 즉 마음을 잡을 수가 있을까에 대한 회의가 듭니다. 눈을 잡고 마음을 못 잡는다면 결국 ‘광고를 위한 광고, 카피를 위한 카피’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둘째, 그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주위에서 개그맨의 유행어로 잘 웃기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그건 바로 속한 조직 내에서 이 유행어를 ‘처음’흉내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낯설음이 바로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죠. 개그맨의 유행어도 남보다 먼저 썼을 때는 약간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러나 너무나 쉽게 쓸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이 카피를 쓰고 있는 순간 이미 다른 브랜드에서 먼저 쓰고 있을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나중에 쓰면? 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 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 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 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 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 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 뒷북이요 둥둥둥~뒷북이요 둥둥둥~이지요. 셋째, 브랜드이미지를 해치는 것은 아닐까요? 너도나도 흔하게 쓰는 기법이므로 해당브랜드가 가진 브랜드 자산인 차별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경고를 드립니다. 또 하나. 브랜드이미지가 이러한 유행어의 tone & manner에 일치하는가 의문이 듭니다. 웹카피가 브랜드이미지를 구축하기는 어려워도 망치기는 한순간이지요. 자, 결론내립니다. 개그맨의 유행어를 따라하는 것은 엄밀히 패러디가 아닙니다. 개그맨의 유행어에 브랜드명을 얹은 것이지요. |
패러디 카피를 쓸 때 조심할 점 하나 알려 드릴께요. 누구나 알고있는 보편적인 관념에 대한 패러디만이 의미가 있겠죠? (우리 팀장님의 말투를 패러디 한다면...? ^^; ) 즉 보편성을 담보하고 있느냐의 문제! 꼭 체크하세요. 지금까지 ‘패러디’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이 개그프로의 유행어였다면, 그 시야를 조금 넓혀보시기 바랍니다. 선택의 폭을 넓힐 때 위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숨어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손쉽지만 효과가 의심스러운 개그패러디 카피를 타이핑하려는 그 손을 잠시만 멈추시고요. 제가 패러디형 카피 몇 가지를 제안해드리겠습니다 (쓰실 분은 쓰셔도 좋습니다. 제 글은 언제나 카피레프트입니다) 1.이슈의 중심에 서있는 시사, 정치적인 유행어 → “백화점 가격의 1/10을 넘으면 사이트 폐쇄하겠습니다 ” → “행운을 차떼기로 받아가세요” 2. 히트중인, 혹은 잘 알려진 노래제목이나 가사 → 진정 아낄 줄 아는 당신이 챔피온입니다” 3. 히트중인, 혹은 잘 알려진 영화제목이나 영화카피 → “해리포인트와 경품의 제왕” → “무엇을 상상하건, 그 2배를 받게 될 것이다” 4. 히트중인, 혹은 잘 알려진 공중파, 인쇄매체의 제품.서비스 카피 → “작은 회사면 어때, 와서 크게 키워주세요 (구인광고)” 5. 히트중인, 혹은 잘 알려진 책제목이나 책의 카피 → “아침 굶는 형 인간에게 바칩니다” 6. 신문기사를 흉내낸 패러디 스포츠신문사이트에서 이용하면 더욱 효과가 있겠죠? → 스포츠신문을 패러디한 배너 * 이건 쓰시면 안됩니다! 저작권이 저에게 없습니다 |
7. 그리고, 아직 아무도 안쓴 것이 확실한 유행어 →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청년실업이 80만에 육박한 이때..” 8. 그리고 다수의 인식 속에 있는 모든 것 →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 시험문제, 토익문제, 노래방 자막, 비행기 안내방송, 시골 이장님의 방송, 스포츠 중계, TV토론, 이미 없어져 버린 대한뉴스, TV복권추첨프로그램, 반공포스터 등 우리모두에게 친근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은 비틀기, 혹은 패러디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개그맨의 유행어만을 패러디한다면, 그건 패러디를 두 번 죽이는 겁니다. 이제 그만 개그맨 유행어를 놓아달라고... P.S : 글을 다 쓰고 매거진정글 담당기자에게 원고를 보내려고 메일함을 열어본 순간, 이런 메일 제목이 있군요. 좋습니다...졌습니다... 발렌타인데이를 며칠 앞둔 이 시점과 최근 유행하는 영화제목이 멋지게 어우러졌군요. 메일 제목은? “초콜렛 휘날리며~” |
* 이 컬럼은 디자인정글의 '웹카피발전소'에 연재중입니다.
"쇼핑몰·홈페이지·오픈마켓
블로그·페이스북·이메일 등의 각종 마케팅 글쓰기, 각종 광고, 영업, 판매, 제안서, 전단지 반응율 3배×10배 이상 높이는 마법의 8단계 공식" |
☞자세히보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