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우리는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 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수단으로 브레인스토밍이

애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 말 안에는 브레인스토밍이 회의(미팅)와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 의미일텐데

정작 실무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사실 무형식인 것 같지만 나름의 형식을 갖춰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브레인스토밍이다.

미국의 유명한 디자인회사인 IDEO는 브레인스토밍을 열렬하게 신봉한다.
회사의 업무프로세스에 브레인스토밍이 공식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조직문화 안에

브레인스토밍 정신이 녹아있다. IDEO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 "유쾌한 이노베이션"을

토대로 브레인스토밍 하는 방법을 정리해 본다.

1. 초점을 명확히 한다
브레인스토밍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다.
광범위하고 복잡한 문제를 다루면 혼란만 야기할 뿐이다.
단순명료하고 한번에 해답을 얻을 수 있는 문제가 적합하다.

이를 위해서는 브레인스토밍을 주재하는 리더(사회자)가 있어야 한다.
리더는 주제에 대해 전문지식과 문제를 명확하게 묘사할 식견을 갖춘 사람이다.
리더는 참석자들의 머리를 후끈 달굴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하면 시장의 빅3에 들 수 있을까?" 보다는 "향후 3개월 이내에 운영비용을

20% 절감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가 좋은 질문이다.

2. 규칙을 만든다
브레인스토밍의 제1원칙은 아이디어에 대해 비판이나 평가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반면 가장 안 지켜지는 원칙이기도 하다.
비판은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한다. 브레인스토밍에서는 발상과 평가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

리더는 시작하기 전에 규칙을 공표하고 진행중에 규칙이 잘 지켜지도록 감독해야 한다.
IDEO는 "많은 것을 찾아 나서라" "엉뚱한 아이디어를 격려하라" "시각화하라"와 같은 규칙을
회의실 벽에 게시하고 있다고 있다고 한다.

3. 아이디어에 번호를 매긴다
브레인스토밍은 양이 질을 결정한다는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리더가 브레인스토밍 규칙으로 아이디어의 양적인 기준을 세울 수도 있다. 
IDEO의 경험상 1시간에 100가지 아이디어가 나오면 훌륭한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한다.

수없이 튀어나오는 아이디어에 번호를 매겨서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었는지 가늠한다.
또 아이디어들을 서로 결합하여 훨씬 좋은 안을 내기 위해서도 번호 매기기는 도움이 된다.

4. 때로는 단숨에 뛰어넘는다
원칙적으로 리더는 브레인스토밍에 참여하지 않고 관찰만 한다.
리더는 주제에 관해 잘 알기 때문에 비판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또 어쩔 수 없이 타성에 젖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게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리더가 방관만 하는 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브레인스토밍 규칙이 깨져서 일반적인 회의로 변질될 때 리더가 개입해야 한다.
또 참석자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 다시 불을 지피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 중 특정한 것을 잡아 새로운 화두를 던져 활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좋습니다. 화제를 잠깐 바꾸어서 복합기 운영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이면지를 많이 사용하자고

했는데 이면지 활용이 적은 이유는 뭘까요?"와 같은 식으로 점프할 수 있다. 

5. 아이디어를 사방에 기록한다
브레인스토밍에는 리더 이외에 서기(기록원)를 두는 게 좋다.
서기는 회의록을 정리하는 게 아니다.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참석자들이 볼 수 있도록 크게 쓰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화이트보드, 플립차트, 포스트잇 같은게 필요하다.

IDEO에서는 회의실 벽에 흰 종이를 가득 붙이고 말 그대로 사방에 아이디어를 기록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도표, 그림 등도 자유롭게 넣을 수 있다.
이런 공간화와 시각화는 창의력을 자극한다.

6. 워밍업 시간을 갖는다
운동하기 전에 스트레칭 따위로 몸을 풀듯이 브레인스토밍 전에 머리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
IDEO에서는 단어 놀이 같은 게임을 이용하기도 하고 테이블에 장난감을 쌓아두고 잠시 갖고

놀면서 워밍업을 한다.
워밍업 시간은 일상적인 업무를 떠나 브레인스토밍에 몰입할 수 있는 배려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7. 바디스토밍을 실시한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말로만 떠드는 것보다 움직이면서 생각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회의실에 몸만 들어오지 말고 아이디어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하나쯤 갖고 와서
이리저리 만지면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사방에 기록된 아이디어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한마디로 머리를 데우기 위해 몸도 뜨겁게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