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창업 항목 중에 가장 강추되는 분야가 바로 인터넷 쇼핑몰. 실질적인 점포를 여는 것보다 위험이 덜하고 단계가 비교적 덜 복잡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든, 실물 점포이든 성공은 쉽지 않았을 것. 경험자 선배에게 듣는 주말창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제1원칙, 흥미에 맞는 업종을 택한다

투잡(Two Jobs)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도 업무 스트레스가 상당한데 여기에 자신의 사업까지 더하면 그 스트레스는 배가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로 즐길 수 있는 분야를 택한다면 스트레스를 받던 직장일까지도 즐거워질 수 있다.

[Success Case]

평일엔 치과의사, 주말엔 여행 가이드로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주말마다 국내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그러다가 한 여행사로부터 오지 가이드 제의를 받았어요. 그래서 시작했죠.”

제2원칙,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

“취미로 홈페이지 제작을 배웠어요. 취직 후에도 취미 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홈페이지 제작을 해줬어요.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입소문이 나서 중소기업이나 비영리단체 등에서까지 연락이 오더라고요. 별다른 사무실도 필요 없고 주말에만 재미 삼아 하다보니 어느새 제 두 번째 직업이 되어버렸죠.”

성공 사례> 평일에는 은행원, 주말에는 쇼핑몰 사장 김수현

가장 중요한 건 회사와 사업에 모두 충실해야 한다는 거예요. 하나에 소홀하게 되면 결국 한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1. 가장 자신 있는 분야를 선택하다 모 은행의 인터넷뱅킹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수현(27세) 씨는 석 달 전 또 다른 직함을 추가했다. donanco(www.donanco.co.kr)라는 패션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한 것. 맞벌이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을 테지만 자처해서 일을 벌인 이유는 ‘돈’보다는 자신의 ‘흥미’ 때문이었다. “예전부터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은행을

다니기 전에는 DCM이라는 곳에서 MD를 한 적이 있고,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답니다. 평소 좋아했던 분야를 좀더 현실적으로 소화하기 위해 쇼핑몰 창업을 결심했죠.” 자신의 직업이 인터넷과 관련되어 있는 데다가 패션 쪽에 흥미가 있다보니 ‘쇼핑몰 창업’은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매일 퇴근 후 홈페이지를 제작하고(웹디자인을 배웠기 때문에 홈페이지 제작을 본인이 직접 했다), 주말이면 사이트에 올릴 만한 옷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나섰다.

물론 여러 가지 쇼핑몰을 분석하느라 인터넷 검색도 수없이 했다. “제가 워낙 검색하는 걸 좋아해요. 패션이 제 첫 번째 관심사라면 검색은 두 번째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그런지 준비 하는게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냥 즐겼지요.” 물론 바쁜 시간을 쪼개 창업을 준비하는 동안 남편의 도움이 컸다. “아마 남편 아니었으면 쇼핑몰을 열기까지 더 오래 걸리고 힘들었을 거예요.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리려면 미니 세트(사진 촬영을 위한 일종의 작은 스튜디오)가 필요한데 남편이 청계천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직접 만들어줬답니다.”

2. 예산은 딱 1천만원

성능 좋은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 사고 노트북을 장만하는 등 차근차근 한 달 정도를 준비한 끝에 쇼핑몰을 오픈했다. 초기 투자 비용은 홍보비를 포함해서 1천만원 정도. 물론 은행 융자는 전혀 받지 않았다. “애초에 사업을 크게 벌일 욕심은 없었어요. 위험부담 없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망하지’ 않는 수준에서 예산을 정했죠. 정말 ‘큰돈 벌어보겠다’는 생계형 창업이 아니라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제한된 금액에서 예산을 짜다보니 홍보는 제대로 못했다.

기껏해야 엠파스 배너 광고 정도. 이 또한 인터넷 사이트는 시시각각 인기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다지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했다. 대신에 선택한 것이 다음 카페였다. 쇼핑몰보다 몇 달 앞서 다음에 ‘패션 코디’를 주제로 뷰티 카페를 열었는데 이곳에 자신이 직접 코디한 옷 사진을 올리고 인터넷 쇼핑몰을 간략하게 소개해놓은 것. 입소문을 타고 1만명이 넘을 만큼 많은 회원수를 확보하면서 상당한 광고 효과를 보았다.

3. 회사일과 사업간의 적절한 조율이 필수

아무래도 회사에 다니면서 사업을 하려면 회사 눈치를 보게 마련. 처음에는 친한 동료들조차 모르게 쇼핑몰을 운영했다. 하지만 주말창업이라고 해서 오로지 주말에만 사업을 할 수는 없는 법. 가끔씩 업무 시간에도 사이트에 들어갈 일이 생기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동료들이 하나 둘씩 눈치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먼저 쇼핑몰 이야기도 하고 가끔씩 물건을 싸게 주기도 하니까 동료들이 제 창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물론 팀의 이해를 구했다고 해서 회사 업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정말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 중엔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고 이와 관련된 전화도 받지 않는다. 대신 메시지를 남기면 퇴근 후 바로 연락을 취한다. “주말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회사와 사업에 모두 충실해야 한다는 거예요. 하나에 소홀하게 되면 결국 한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히려 예전보다 회사일이 더 즐거워졌답니다. 솔직히 처음 쇼핑몰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회사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요즘에는 둘 다 잘하고 싶어요.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이상하게 회사와 쇼핑몰에 모두 열정이 생기더라고요.”

4. 주말창업의 성공 여부는 시테크가 결정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덕에 살림과 육아는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신다. 하지만 집안 살림에 완전히 등돌릴 수는 없기에, 퇴근 후 귀가하면 또 다른 일과가 시작된다. 저녁을 먹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보면 어느새 밤 9시. 이때부터는 쇼핑몰 관리에 들어간다. “평일에는 주로 사이트에 올라오는 질문에 답변을 써요. 쇼핑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고객과의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죠. 배송량이 너무 많을 경우에는 제가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직원 두 명에게 맡겨요.” 고객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보내는 쇼핑몰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한다. 어떤 고객은 매번 너무나 빠른 답변에 감동했다는 이메일을 보냈을 정도. 본격적인 쇼핑몰 관리라고 할 수 있는 제품 업데이트와 촬영은 주말을 이용한다.

남편과 함께 동대문시장에 가 팔 옷을 픽업하는 것. 여러 개의 아이템을 취급하기에는 절대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옷’으로 주력 분야를 제한했다. 물론 앞으로 일이 손에 더 익는다면 좀더 다양한 패션 제품을 선보일 계획. 문을 연 지 이제 석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월 4백만~5백만원 정도에 순수입 2백만원이 넘을 정도로 일단은 성공적이다. 수익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 재미와 경제적인 면을 모두 얻게 된 것이 가장 의미 있다고. “제가 원래 잠이 엄청 많은데, 요즘에는 5시간 이상은 절대 못 자요. 하지만 수입이 쏠쏠하고 일도 재밌어서 아직까지는 그렇게 힘들지 않답니다.” 지극히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창업은 얻는 것만큼 견뎌야 할 일도 많다. 그 균형을 어떻게 잘 조절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가린다.

[출처:한중일소호무역창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