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잘 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쇼핑을 해본 적이 있던가. `지름신`이 강령해 충동구매를 한 뒤 밤잠을 설친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쇼핑도 능력인 시대다. 백화점, 아웃렛,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온갖 상품이 매일 쏟아지고 있으니 원하는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려면 정보와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쇼핑을 잘하고 조언을 잘해주는 친구들은 그래서 인기가 높다. 요즘은 쇼핑 능력으로 돈 버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패션쇼핑 칼럼을 통해 쇼핑법 등을 연재하고 원고료로 한 달에 100만원씩 버는 사람도 있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가 `지식`이 되는 이때 자타가 공인하는 쇼핑의 달인에게 쇼핑 노하우를 `공짜`로 들어봤다.

패션잡화에 관심이 많은 송애영 씨(25)는 웬만한 액세서리는 도매시장에서 구입해 직접 만들어 쓰거나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그는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같은 종류의 옷을 입더라도 특이한 소품을 걸치면 달라 보이기 때문에 잡화 쇼핑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액세서리 자재를 찾기 위해 제일평화시장을 즐겨 찾는 송씨는 도매시장에서 `도매상인처럼 보이기` 노하우를 공개했다. 도매상인들은 일반적으로 소매 고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물건을 잘 안 팔려고 하므로 최대한 일반인이 아닌 `상인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화려한 차림은 금물입니다. 모자를 눌러 쓰고 캐주얼하게 입은 후 돈가방처럼 보이는 가방을 둘러멘 후 큰 쇼핑백이나 일반 백을 3개 정도 메면 됩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생각도 들 법하다.

그러나 송씨는 "제일평화시장 부자재 시장에서는 브로치 펜던트는 500~1000원이면 구할 수 있는 걸요. 평범한 줄에 특이한 펜던트를 단 간단한 목걸이부터 시작해 액세서리를 만들어 쓰면 돈도 절약하고 개성 있는 나만의 소품을 가질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심시보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바람소리, 물소리, 사람의 발자국 소리로 크는 인삼

-----------------------------------------------------------------------------------------

백화점, 말만 잘하면 10%추가 에누리

백화점 쇼핑 달인 이보람씨

대학 1학년 때 백화점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보람 씨(24)는 백화점에서도 알뜰하게 쇼핑할 수 있다며 그만의 노하우를 밝혔다. 핵심은 매장 매니저의 재량인 5~10% 추가 할인 폭을 노리는 것이다.

"정기 할인 기간에 이 같은 플러스 알파 할인까지 보탤 수 있다면 백화점이 마냥 비싸기만 한 것은 아니랍니다."

또 이씨는 세일을 하지 않는 브랜드라도 매출이 떨어질 때는 소규모 세일을 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가 백화점에 갈 때 꼭 챙기는 것은 백화점카드다. 백화점에서 발행하는 카드를 이용하면 10% 안팎의 추가 할인에 무이자 할부 기간도 길어진다.

이씨는 또 백화점을 갈 때는 단정한 차림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는 "백화점 직원들은 손님을 응대할 때 불친절하게 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너무 편한 차림으로 가면 직원들이 구매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다른 손님보다 소홀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의류는 신제품이 좋긴 하지만 코트 등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제품을 살 때는 이월상품을 산다고 했다. 이월상품은 최소 20%에서 최대 반값 세일도 한다. 그는 또 백화점에서 쇼핑하려면 구매하려는 제품을 더더욱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백화점 안에 들어가면 가격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열 번 넘게 고민했던 제품도 백화점에만 들어가면 싸다고 느껴지게 되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바람소리, 물소리, 사람의 발자국 소리로 크는 인삼

------------------------------------------------------------------------------------------

해외 온라인 쇼핑은 실측 사이즈 확인해라

해외 온라인 쇼핑 달인 정수형씨
외국옷은 브랜드마다 달라

정수형 씨(30)는 국내에 없는 희소성 있는 제품을 사거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 여기에 남들과 차별화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해외 온라인 쇼핑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주로 의류와 잡화 제품을 산다.

"국내에 있는 제품의 경우 30%까지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많아요. 프리미엄 진 중 대표적인 트루릴리전 청바지의 경우 국내에서는 거의 40만~50만원 하는 상품도 옥션191 등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면 14만~20만원이면 살 수 있죠."

그는 또 "의류의 경우 상의는 팔, 하의는 다리 기장, 바지의 밑위길이를 확인해야 한다"며 "같은 30사이즈 바지라 해도 브랜드마다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실측 사이즈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상의는 국내 제품에 비해 가슴 부분 노출이 심한 경우가 많고 면 소재는 더 얇고 잘 비치는 옷이 있어 설명을 꼼꼼히 읽고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는 반품하는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려 되도록이면 `특이한 아이템`보다 자신이 많이 입어봤거나 잘 아는 무난한 상품으로 쇼핑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그는 "브랜드가 직영하는 외국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는데 배송 등 문제가 발생하면 꼼짝없이 소비자가 피해를 떠안아야 하므로 초보자들은 대형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바람소리, 물소리, 사람의 발자국 소리로 크는 인삼

-----------------------------------------------------------------------------------------

온라인 쇼핑에서 화려한 옷은 금물

온라인쇼핑 달인 김하영씨　
조명효과에 속기 쉬워요

온라인 쇼핑 경력만 9년째인 김하영 씨(23). 그는 온라인에서 옷을 살 때는 대개 헐렁하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로 고른다. 온라인 쇼핑 특성상 직접 입어볼 수 없어 정확한 사이즈를 고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마음에 든 제품이 있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같은 제품을 골라 입어보는 것도 요령이죠. 나에게 어울리는지, 사이즈는 제대로 맞는지 등을 점검해 볼 수 있어요."

그는 또 유명한 스타들의 옷이나 유명 브랜드 스타일을 본떠 디자인한 옷은 피한다. 혹시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신경만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그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판매자가 직접 제작한 옷이나 보기 드문 스타일을 찾아 구매하는 편"이라며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는 머쓱한 상황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포토샵 프로그램이나 조명으로 왜곡이 있을 수 있는 화려한 컬러 옷도 사지 않는다.

온라인에서 제대로 된 옷을 골라내려면 온라인 매장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특히 "지나치게 싼 옷은 조심해야 해요"라며 주의를 줬다. 컴퓨터 화면에서는 쉽게 감출 수 있는 부분에서 문제가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장 쿠폰과 포인트 등을 따로 모아두는 것도 그만의 노하우다.

그는 아예 이메일 편지함에 쇼핑이라는 폴더를 만들어 두고 실제 구매에 유용하게 사용한다.

바람소리, 물소리, 사람의 발자국 소리로 크는 인삼
------------------------------------------------------------------------------------------

전자제품은 유행 따지지 마라

전자제품 쇼핑 달인 이기승씨
업데이트 잘되고 싸면 좋죠

이기승 씨(38)는 컴퓨터 강사라는 직업상 컴퓨터 기기, 디지털 기기 등 전자제품 구매 기회가 많아 자연스럽게 노하우를 습득했다. 이씨는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세 가지 `속도`를 염두에 두라고 강조한다. 그는 "가전제품, 특히 디지털가전이나 컴퓨터는 아주 빠르게 기능이 업데이트되고 가격도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단종되는 속도 또한 빠르다"며 "이런 특징을 파악해 새로 출시된 제품보다는 약간 시기가 지난 제품을 선택하고 그중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이씨는 온라인에서 구입할 때 네 가지 사항을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출시연도, 제품 특징과 기능, 브랜드(특히 중국산인지 아닌지 여부), 동일 제품 가격 등이다. 전자제품을 살 때 각 제품 특징이나 용어들에 대한 이해도 필수다. 그는 제품을 살 때 `악플`이 매우 유용하다고 했다. 칭찬 일색의 후기만으로는 제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서다. 최근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밀려들면서 악플 챙기기는 그의 중요한 쇼핑 과정 중 하나다.

이씨가 추천하는 온라인사이트는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www.danawa.com), 사용후기를 볼 수 있는 아이후기닷컴(www.ihoogy.com), 반품된 제품을 볼 수 있는 반품닷컴(www.vanpum.com), 가격비교부터 제품 파악, 제품후기 등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옥션(www.auction.co.kr) 등이다.

자료출처 : 매일경제(2007년12월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