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터넷 업계가 얼마나 어리석은 고정관념에 빠져 있었는지에 관한 글을 쓰고자 한다.

인터넷 업계는 그 동안 웹에서는 절대 팔 수 없는 물건이 있다고 단정 지어왔다. 냄새 맡고, 만지고, 맛봐야 하는 아이템은 반드시 냄새 맡고, 만지고 맛봐야 하기 때문에 웹에서 팔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껏 "냄새 맡을 수 없으면, 팔지 못한다"고 말해왔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말 팔지 못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파는지 방법을 모르거나 그저 무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고정 관념에 빠져 제대로 시도는커녕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

물건을 파는 기본 원리는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물건을 샀을 때의 혜택과 만족감, 그리고 윤택함을 생생히 그릴 수 있게 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렇게 소비자의 마음 속에 그려진 이미지는 그 상품에 대한 구매욕으로 이어진다.

소비자의 머리 속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그려지게 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목소리, 강압적인 동사, 강렬한 명사, 그리고 강력한 연상작용을 불러일으키는 형용사와 부사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사진이 아닌 언어로 가능하다. 언어의 힘은 우리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마크 트웨인은 언어의 위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올바른 언어 사용은 강력한 매개체다… 책이나 신문에서 기가 막히게 유효 적절한 표현을 읽었을 때 우리는,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깊은 영향을 받게 된다."

물리적인 영향. 곧 사람들이 행동을 취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훌륭한 카피는 언제 어디에서, 무엇이든 팔 수 있게 해준다.

책이나 신문을 읽느라 온 정신이 팔린 기억은 다들 한번씩 있을 것이다. 작가가 어떤 상황이나 모습을 너무도 생생히 묘사해 그것에 흠뻑 빠졌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할 게다. 찰스 디킨즈가 묘사한 음울한 런던 거리, 허먼 멜빌이 묘사한 배 위에서의 무시무시한 긴장감과 식은땀…

역사적으로 유명한 광고, 마케팅 회사들은 이런 언어의 힘에 대해 깊이 이해해 왔다. 이들은 언어의 힘을 활용해, 마치 문학작품에서처럼,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강렬한 인상을 부여했고, 이런 인상을 이용해 팔지 못할 물건은 없었다.

언어는 만능 세일즈맨이다. 향수, 음식, 와인, 여행 상품, 음악, 영화까지, 직접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거나,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언어의 힘에 이끌려 제품을 사곤 한다.

의류 판매업체인 J. 페터맨 컴퍼니(J. Peterman Company)는 가장 성공적인 카탈로그 판매업을 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일 것이다. 이들의 카탈로그가 그토록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까닭은 바로 카탈로그에 담긴 글 때문이다. 페터맨 컴퍼니의 글은 온라인에 와서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시그니쳐 컬렉션. 이는 내 발견에 관한 기록이다… 내 몸에 닿았던 모든 것들. 외투, 모자, 애프터세이브, 이 모든 것들을 매일 입으면서도 앞으로도 계속 입어야만 하는 이유들을 끊임없이 발견한다. 평범한 것들로 가득찬 세상 속에서, 시그니처 아이템은 단 한 순간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번역 상의 편의를 위해 본문의 내용을 조금 변경했습니다. ? 편집자)

이번엔 과일 전문 판매점인 해리 & 데이빗(Harry and David)이 과일 하나를 팔기 위해 얼마나 '자극적인' 문장력을 구사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화이트 사포타이즈(White Sapotes)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바나나와 파파야 중간쯤 속하는 이 과일은 오직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희귀 과일입니다. 크림처럼 부드럽고 커스터드 푸딩처럼 달콤한 과육을 가진 사포타이즈에는 은은한 열대 향이 묻어 납니다. 극히 한정된 수량만 생산되는 사포타이즈는, 저희가 직접 수분 가루받이를 통해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찾기 매우 어렵습니다. 샤베트가 담긴 컵 위에, 아이스크림의 하얀 서리김 위에 한 조각씩 드시면 그 신비한 맛이 배가됩니다.

이번엔 향수 판매 전문점 세포라(Sephora.com)의 카피를 살펴보자.

베라 왕은 현대적 부케의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불가리아 산 장미, 칼라 백합, 중국산 토종 꽃들은 차례로 부케를 받는 이의 마음을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이 유혹은 다시 연꽃과 아이리스, 그리고 스테퍼노티스로 이어지고, 가까이 다가가면 마치 백색 자작나무 숲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엷은 머스크 향과 꽃의 수분 냄새를 느끼시게 됩니다.

훌륭한 카피는 단순히 사물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미지 연상 및 창출, 그리고 과거 기억까지 환기시킨다. 훌륭한 카피는 제품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함으로써 원래 없던 필요까지 유발시킬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구매가 이성이 아닌 감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뭔가 보고, 만지고, 맛보고, 냄새 맡아봐야 하는 것을 인터넷에서 팔고 싶다면 지금 당장 능력 있는 카피라이터를 고용하라.

호화스러운 캐슈미르 코트를 몸에 걸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직접 입어보는 것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그 표현을 읽은 사람의 머리 속에 캐슈미르 코트의 이미지가 떠나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장 그에게 판매를 의존하도록 하라.

웹에서 물건을 파는 것은 사람들이 보는 이미지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웹에서의 매출은 소비자의 마음 속에 강력한 이미지를 만드는 글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한다. 웹에서 팔지 못하는 물건이 따로 있다는 어설픈 추측은 버려라. 그전에 훌륭한 문장력을 가진 사람들을 먼저 찾아보도록.